생리컵 장점 단점 비교하다 결국 반품한 이유

저는 생리대 사용자인데 생리컵으로 갈아타볼까 하고 주문했다가 바로 다시 반품했습니다. 당연히 사용은 하지 않았고요. 생리컵을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의 생리컵 리뷰라니 조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생리컵 사용을 심각하게 고려하며 조사한 생리컵의 장단점을 공유합니다.   

 

 

생리컵 구입을 고려한 이유

저는 제 생리 역사 내내 생리대만을 사용했습니다. 십수 년 전 탐폰을 시도해 본 적은 있지만 실패한 이후로 쭉 일반 생리대만 썼어요. 내 몸에 무언가를 집어넣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일이었거든요. 

 

그랬던 제가 갑자기 생리컵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생리대 발암물질 문제도 아니고 건강상의 이유도 아닌 바로 여행이었습니다. 

 

일주일간 해외 휴양지로 여행을 가는데 딱 그 주에 일주일 내내 생리 주간이 걸리게 된 거에요. 거의 매일 수영장과 바다에 들어갈 일이 생길 텐데! 그 멀리까지, 고급 리조트까지 가서 수영장에 한 번도 못 들어가게 된다니! 정말 우울해졌습니다. 

 

생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물에 들어가는 건 포기한다 해도, 덥고 습한 지역에서 여행하면 많이 걷게 될텐데 꿉꿉한 생리대를 차고 하루 종일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한숨만 나오더라고요. 

 

대안을 찾아보자! 생리컵을 한 번 시도해 볼까? 하고 생리컵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생리컵의 장점

1. 수영이 가능하다

역시 생리컵의 가장 큰 장점은 생리대와는 달리 생리 중에도 수영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생리컵이 자리를 잘 잡으면 진공 상태가 되어 피가 새지 않기 때문에 탐폰보다 더 안전해 보였습니다. 

 

2. 화학 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생리대는 화학 물질로 만들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몸과 피부에 좋지 않고 피가 생리대에 닿는 순간부터 몸에 좋지 않은 가스가 생긴다고 해요. 그걸 자주 간다고 해도 몇 시간은 차고 있기 때문에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자궁 근종과 난소 낭종이 다 있어서 생리대가 혹시 원인이 될 수도 있나? 더 악화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의학적으로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생리컵은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들기 때문에 내 몸 안에서 화학 물질을 뿜어낼 일이 없으니 생리대나 탐폰보다 훨씬 더 몸에 좋을 것 같았어요. 

 

3. 피부 발진이 생기지 않는다

생리대를 차면 생기는 엉덩이 깊은 곳의 눅눅함과 가려움, 발진. 특히 여름에 더 심해지는 꿉꿉함. 여자분들이라면 다 아시죠? 생리컵을 쓰면 그런 문제도 없어서 더 좋아보였어요. 

 

4. 경제적이다

저는 생리 양도 많고 생리 기간도 7일로 긴 편인데 생리 주기는 또 짧아서 매달 사야하는 생리대 양도 많고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요. 

 

생리컵은 처음에 살 때는 몇 만원 들긴 하지만 매달 사용하며 생리대를 안 사도 된다면 훨씬 경제적이겠다는 생각에 결국 생리컵을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생리컵의 단점

1.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생리컵을 쓰고 생리통이 없어졌다! 신세계다! 너무 편하다!라는 후기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더 자세히 조사해 보니 소수이긴 하지만 생리통이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후기도 있었어요. 

 

생리통이 없었는데 생리컵을 쓰고 처음으로 생리통이 생겼다는 분, 골반통, 허리 통증이 생겼다는 분, 심지어 방광통을 겪은 분도 있었습니다. 

 

방광통? 거기서 빨간불이 들어왔어요. 저는 간질성 방광염을 앓고 있는데 다른 말로 방광 통증 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방광 건강에 굉장히 신경을 쓰면서 살아야 하는 몸뚱이예요. 

 

그런데 생리컵을 쓰면 생리컵이 방광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평소 방광염이 잘 생기는 사람이나 성관계시 통증을 잘 느끼는 사람은 생리컵이 안 맞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생리 기간에 체력이 딸리고 힘이 들긴 하지만 다행히 생리통은 전혀 없거든요. 생리통이 없어도 이렇게 힘든 게 생리인데 혹시 생리컵을 쓰고 골반통, 생리통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2. 손을 집어 넣어야 한다. 

제가 생리컵 시도를 포기한 이유예요. 생리컵 구입 전 수많은 생리컵 후기를 보았고 생리컵 사용 방법을 잘 숙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후기들 모두 생리컵 삽입 시 본인에게 잘 맞는 방법으로 접어 넣으면 된다고 했지 어느 곳에서도 안에 넣은 후 생리컵을 한 바퀴 돌려 진공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알려준 곳은 없었습니다. 

 

생리컵의 올바른 사용 방법은 접어서 넣고 펼쳐지게 만든 후 한 바퀴 돌려 진공상태를 만든다. 였습니다. 그런데 생리컵을 잡아 돌리는 과정에서 아래 꼬리 부분이 아닌 몸통 밑부분을 잡고 돌려야 하기 때문에 손가락 세 개를 질 안 쪽까지 넣어야 하더라고요. 

 

거기서 경악. 아무리 손을 잘 씻고 생리컵을 사용한다지만 손을 씻는다고 무균상태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제 위생 기준에선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수술용 장갑을 끼고 하지 않는 이상 이건 내 손, 내 손톱 밑에 있는 균을 질에 집어넣는 행위구나. 

 

만약 생리컵을 사용하기로 결정한다면 생리컵과 수술용 장갑을 함께 사용해야만 맘이 편할 것 같았어요. 이런 면에 있어서 너무 유난 떠는 편이라는 점 인정합니다.  

 

3. 건강에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다. 

앞에 언급한 단점과 연결되는 부분인데요, 생리컵을 넣을 때 공기도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또 손가락도 질 속으로 집어 넣어야 하기 때문에 질염이 생길 위험성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분의 후기를 보니 생리컵을 사용하고 질 내부에 통증이 생겨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니 생리컵 윗부분 동그란 모양 대로 멍이 들어있었고 생리컵을 넣었다 뺐다 하는 과정에서 질 안에 상처가 생겨있었다고 해요.

 

또 다른 분은 생리컵을 꺼내는 과정에서 자궁이 아래로 내려와 빠져버렸다고도 하고요. 이런 후기글들을 보니 생리컵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결론

생리대, 생리컵 모두 장단점이 공존합니다. 어떤 분은 생리컵이 너무 잘 맞아 신세계다, 생리를 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를 정도다!라고 하고 어떤 분은 생리컵을 쓰고 오히려 문제를 겪기도 했어요. 혹시 저처럼 생리컵 사용을 고민하고 계신 분이라면 장점 뿐만이 아니라 단점도 잘 알아보고, 자세한 사용 방법도 알아본 후에 결정하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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